이황이 구양수(歐陽修: 1007~1072)의 시와 산문을 쓴 서첩이다. 이 서첩에는 『구양수문집』 제1권에 있는 ｢안척(顔跖)｣, ｢맹호(猛虎)｣, ｢선초(仙草)｣, ｢상산(上山)｣, ｢하산(下山)｣, ｢이천범주(伊川泛舟)｣, ｢팔절탄(八節灘)｣, ｢원앙(鴛鴦)｣ 등 20여 편의 작품이 퇴계 친필로 쓰여 있다.
구양수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중 한 사람으로, 중국 북송 시대의 정치가이자 문인이다. 10살 때 한유(韓愈)의 글을 읽고 크게 영향을 받아 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의 필체는 꾸밈없고 담박하면서도 논리성과 창발성이 뛰어나다는 정평을 듣고 있다. 정치 활동에 있어서는 범중엄(范仲淹) 등과 함께 구법당(舊法黨)에 속하여 왕안석(王安石)의 신법당과 투쟁하였다. 이후 도학(道學)의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유가 정통의 사상가로 평가된다. 이황이 구양수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의 평이하고 논리적인 작품 속에 유가의 현실 이념이 잘 담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