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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시판

성재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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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슬라이드쇼
유물정보 테이블
유물명 성재팔영 유물형태 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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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판은 퇴계 이황이 제자 금난수(琴蘭秀)의 집 성성재(惺惺齋)에서 읊었던 시 8수를 판각한 것이다. 퇴계는 이 시에서 유학의 도는 마음을 바로 닦아 물욕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일상의 공부를 충실히 실천해가는 것이라고 읊고 있다. 바로 제자 금난수가 해나가야 할 공부의 요체를 일러준 교육의 시라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성재 1
동쪽 시내 깊은 곳에 작은 서재를 새로 열었으니
이끼 낀 오솔길과 싸리문은 세속 띠끌을 끊었도다
주인에게 묻노니 무슨 사업을 하시는가
작은 공력이라도 도하여 스스로 몸을 닦으시게

성성재2
하남(河南) 정씨(程氏) 문하에 사상채(謝上蔡) 선생 있었으니
여러 성인 전한 마음 말 한 마디에 밝혔노라
묘한 운용 깊은 원리 모두 익숙할 양이면
승려 서암(瑞巖)은 쭉정이라 욕할 필요도 없노라

성성재3
주역의 곤괘는 경(敬)과 의(義)의 공부이고
정자의 이름을 거니 자양옹(紫陽翁)의 고사에서 땄네
움직임과 고요함이 하나임을 안다면
비로소 주렴계의 태극이 같다는 걸 믿게 되리

성성재4
정일(精一)한 심법(心法) 전수는 공경함이 요결이니
철저히 깨 있으면 저절로 환하리라
다만 일상적인 공부나 할 일이지
허겁지겁 쫓아가 싹을 뽑아 올리지 마시게

활원대(活源臺)
끊임없이 흐르는 물이지만 고이면 말갛다네
깨끗한 거울처럼 온갖 것이 다 비치네
진리의 감응이 바로 저 같을 것이니
비치는 물건이 없으면 말간 물일 뿐일세

임경대(臨鏡臺)
대에 오르니 정말 마음을 씼어낸 듯
저 허명한 마음은 밝은 거울빛일세
허령한 이 마음이 물욕에 얽매인다면
하늘의 구름이 어떻게 못물에 비치랴

총춘대(總春臺)
중대에 쨍쨍 봄볕이 내리쬐니
짙고 옅은 빨강 하양이 모두 좋구나
피고 지는 일이 등한한 자연이라 말하지 마오
하늘과 땅의 조화 속에 만물의 빛이 새롭네

풍호대(風乎臺)
맑은 물에 목욕하고 올라와 즐거이 거느노니
얼굴 스친 밝은 바람 속옷자락을 헤집네
봉황이 천 길 허공을 날아오르는 기상일세
진종일 시를 읊으며 돌아가길 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