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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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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사군자
어몽룡 <월매도>

어몽룡 <월매도>

덕과 학식을 갖춘 선비들의 정신세계는 회화에서 주로 자연을 소재로 표현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네가지 식물을 꼽는다. 눈덮인 겨울의 추위 속에서 봄을 알리며 오롯이 꽃을 피우는 매화. 부드러운 잎의 우아함, 그리고 그윽한 향기가 번지는 난초. 결실의 즐거움과 안락함을 지닌 다양한 빛깔의 국화.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사시사철 그 푸르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 군자의 덕과 인품에 비유되면서 사군자(四君子)라고 불렸다.

현감까지 지낸 어몽룡(魚夢龍)의 월매도(月梅圖)에서 청아하면서도 청순한 매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름달 아래 굵고 늙은 가지는 부러진 채 가늘고 긴 나무들이 곧게 뻗어오른 매화. 임진왜란이라는 혹독한 시련의 아픔을 바라보며, 절망과 좌절 시대에서 희망을 찾는 선비의 고결함과 강인함을 대신하고 있다. 고결한 인품과 덕망을 지니지 않고는 그리기 힘들다는 난초는 김정희(金正喜)의 부작란도(不作蘭圖)에서 잘 볼 수 있다. 마치 올곧은 선비의 삶처럼 한송이 꽃을 피운 고아(古雅)한 자태의 난 주위로 글씨가 가득하다.

사군자 중에서 가장 적게 그려지는 묵국화(墨菊畵)는 정조의 들국화도에서 그 거칠면서도 꿋꿋한 자태를 볼 수 있다. 곧고 푸르른 대나무는 절개와 기개의 상징으로 조선 초기부터 가장 중시되었다. 이것은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도화서(圖畵署)의 등용 시험 중 가장 중시되던 과목이 대나무였음을 볼 때 쉽게 알 수 있다. 묵죽화(墨竹畵)로는 세종의 현손인 이정(李霆)이 가장 잘 그렸다. 가늘고 부드러운 줄기와 날카로우면서 긴 잎을 그린 묵죽도(墨竹圖)는 마치 임금 앞에서 올바른 간언을 서슴치 않는 선비의 모습을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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