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쳐 인조 말기에 이르러 비로소 국가의 인쇄 업무가 옛날과 같이 교서관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자 훈련도감에서 활자 만들기와 판짜기 등의 인쇄 기법을 경험한 장인들이 교서관으로 옮겨와서 인쇄 업무를 재개하게 되었다.
이 무렵부터 현종 때 무신자(戊申字)가 주조되어 중앙 관서의 금속활자 인쇄 업무가 다시 원활하게 수행되기까지의 사이에 교서관이 갑인자와 을해자의 필서체를 답습한 목활자로 책을 찍어 공급하였는데, 이때 사용된 목활자를 '교서관 필서체자'라고 한다. 교서관 필서체자는 또한 숙종 대에 들어와 만들어진 목활자도 있는데, 이는 초기의 활자보다 크기가 작고 단정한 모양을 띄고 있다. 옆의 사진은 무신자 초기 인본인 <잠곡선생유고(潛谷先生遺稿)>로, 후기 인본에 비해 인쇄가 정교하다.